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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되는 게시판 | 한국인 부부 성생활 문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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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작성일06-02-22 01:04 조회5,0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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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말 시인들 중 "여성의 욕망을 가장 잘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영국 시인 윌리엄 브레이크는 1793년에 발표한 "앨비언 딸들의 환상"을 통해 남성 위주 사회의 억압에 저항하는 여성 찬가를 부른다. 나는 외친다, 사랑! 사랑! 사랑! 행복한 사랑! 산 속의 바람만큼이나 자유로운 사랑!(I cry, Love! Love! Love! happy happy Love! free as the mountain wind!)...그러나 그의 아내 C. 부셰가 그렇게 외치면서 외간남자와 바람처럼 자유로운 사랑을 즐겼더라면 두 눈 벌겋게 뜨고 죽네 사네 덤벼들었을 것이라는 데 이 세상 남편들 중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다. 맞다. 귀부인이 전쟁으로 불구가 된 남편 몰래 산지기와의 섹스를 즐기는 D. 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재미있게 읽을 수는 있어도 자신의 아내나 남편이 그렇게 해도 좋다는 이야기는 아니지 않은가?

억누르면 발산하고 싶고 발산하면 억누르고 싶은 게 성인지도 모른다. 뉴저지 호보큰 출신으로서 주일학교 목사였던 보수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A. C. 킨지가 아이러니컬하게도 "킨지 보고서"로 섹스박사가 된 것도 그와 무관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남자들 또한 술자리에서 음담패설이나 섹스 테크닉 자랑하는 놈 치고 "밤 일"이 시원치 않다는 것을 경험으로 잘 알고 있으리라고 믿는다. 뿐만 아니라 정신분석학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일찍이 "성충동인 리비도(libido)가 억압되어 잠재의식을 형성하고, 꿈은 이러한 잠재의식의 발산이며, 리비도가 목적이 억제된 애정으로 치환되어 나타나는 것이 예술·종교 등의 문화활동"이라고 주장했었듯이, 밤에 침대에서 일을 너무 많이 하면 낮에 사무실에서 졸고. 사랑을 좇으면 돈이 달아나고 돈을 좇으면 사랑이 달아나고, 그런 세상에서 님도 보고 뽕도 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를 제조·판매하는 다국적 제약사 릴리가 2005년 말 한국, 일본, 미국, 프랑스 등 4개국 30~50대 기혼남녀 각각 300명씩 모두 1200명을 대상으로 부부 성관계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 여성은 31.3%로 미·프랑스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꼴찌로 나타났다. 한국 남성은 50%로 3위였다. 이를 주요 매체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보도했지만 "약장수" 꼼수에 넘어간 것만 같아 쓴웃음을 금할 수 없다. 가정보다는 개인의 만족도를 우선시하여 걸핏하면 가정을 깨고 배우자를 바꾸는 서양 사람들보다 개인의 만족도를 줄여서라도 가정을 꾸려나가려는 동양 사람들의 성적 만족도가 낮은 건 당연한데도 한국인들의 부부 성생활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음에 꿀밤을 쥐어박고 싶다. 배부르고 등 따뜻하면 딴 생각난다는 속담처럼 먹고 살만해지자 배우자에게 불만족을 느껴 뒤늦게 캬바레 "제비"와 룸싸롱 "나가요 걸"을 찾는 멍청한 아줌마 아저씨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무엇을 발산하기 위해 무엇을 억제해야 하는가?"가 문제이지 발산과 억제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 않은가?

섹스야말로 음(陰)과 양(陽)의 조화(調和), 섹스 만족도 또한 조화라는 천칭으로 측량되어야 한다. 섹스가 문제가 아니라 그 섹스가 자신의 존재 이유를 설정하는 현실의 모든 것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느냐가 문제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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